“살아 숨쉬는 옹기로 전통의 맛 살린다”

얼마전 울진에 전통옹기장이 생겼다.

근남면 노음리 근남복지회관 옆 조립식 건물 약 30평, 그 안 한편에는 가마틀이 들어서 있고 다른 한편에는 50대 후반의 아저씨 한 분이 비지땀을 흘리며 옹기를 만들고 있는데 이곳이 상주 사람 오재근(57세)씨의 「울진 전통옹기장」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안이 가난해 밥벌이로 시작하여 옹기장이가 된지 43년째 전통옹기 만드는 일에 평생을 바쳤다.

요즈음 시중에 나온 옹기들은 공장제품 일색이다. 틀을 만들어 굽어내니 시간이 절약되고 공정이 간단해져 값이 매우 저렴하다. 그러나 오재근씨는 공장제품에 밀려 잘 팔리지도 않는 전통옹기를 수작업으로 만들어 1천360도 고온에서 굽어내는 방법만을 고집한다.

공장제품은 숨을 쉬지 못한다는 것, 쌀이나 장류 등을 담아 놓았을 때, 오래두면 쌀 벌레가 일고 부패할 수 있으나, 전통옹기는 숨을 쉬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없다고, 특히 장류 등 발효음식은 전통옹기에 저장해야 제 맛이 난다고 한다.

그것은 공장제품에는 만강 등 화공약품을 발라 구워지므로 숨구멍이 막히는 반면 수작업 제품에는 천연재료인 잿물과 약토를 발라 굽기 때문에 숨구멍이 살아 있다는 것.

그리고 또 공장제품은 형틀에서 만들어지므로 응집력이 약해 전통방식보다 약 300도 저온에서 굽을 수 밖에 없어 강도마져 떨어진다 것이다.

그는 단국대 옹기과에서 지난 89~94년 사이 강의를 한 적도 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고 전통옹기 제작에만 몰두하고 있다.

전국을 여행하다가 지난해 늦가을 울진의 풍광이 맘에들어 성류굴에 정착한지 갓 1년 지났는데, 성류굴에 가마터 부지가 마땅치 않아 얼마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한다.

오늘날 전국에 옹기장 모두 16명, 그 중 현재 옹기제작 종사자 9명, 그 중 전통방식 수작업자 단 7명, 그 중 한사람 부산에서부터 북으로 동해안 끝까지 단 한 사람, 그가 오재근씨이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옹기장의 명맥이 끊길까봐 이들이 만 62세가 되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하는데, 6~7년 전부터 문화재청에서 그의 소재지를 파악하기 시작 작업현장에도 간혹 다녀간다고…….

“도자기 하고는 또 달라요, 경북도에서는 나를 지방문화재로 지정할만 할텐데요. 문화재청에서는 저희들을 관리하고 있는데, 어째 지방에서는 관심조차도 없는 같군요.” 농인지 진담인지 모르 말을 한 그가 너털 웃음을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