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고산 - 51호
최근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놓고 주민들 간에 이야기가 무성하다.
일각에서 회자되는 이야기를 살펴보면 주로 문화예술회관 건립 위치에 관한 얘기이다.
더구나 이야기의 주된 내용이 문화예술회관의 성격에 관한 것들이 아니라 회관을 어디에 지을 것인가 하는 위치문제를 놓고 오가는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이에대한 무성한 논의들이 논쟁의 성격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흡사 소지역이기주의적 관점으로 흐르는 것 같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군은 당초 지난 해 1월에 \"울진 문화예술회관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후포면 삼율리에 국·도비 포함 9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대공연장과 전시공간, 도서실 등의 시설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을 갖추기로 하고 지난 해 10월에 경북도의 투·융자심사를 승인받는 등 추진에 박차를 가해 왔다.
이 문제가 여론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 1월 군청대회의실에서 있은 \"원전특별지원사업 주민공청회\" 자리에서이다.
이 자리에서 주상준 문화원장이 \"원전특별지원사업에 울진문화원사 건립을 포함시켜 줄 것\"을 제안하면서 \"울진문화회관을 후포지역에 건립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요지의 발언을 제기하면서 부터이다.
이에대해 이 날 공청회를 주재하던 김용수군수가 문화원장의 발언내용을 지역이기주의적 발상의 표현으로 받아들여 완곡한 답변을 피력하면서 파장이 확산됐다.
실제 공청회는 이와관련, 지역이기적 성격의 발언들이 중구난방식으로 터져나와 한동안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후 이 문제를놓고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역간 공방전 양상으로 무성한 논의가 생산됐다.
문화예술회관 건립 논쟁과 관련, 건립위치문제가 그 본질은 아닌 듯 하다.
우리 사회는 오랜 중앙집권적 정치구조에 이끌려 문화 등 모든 사회구조가 이른바 서울이라는 중앙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다. 때문에 우리사회는 중앙이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른바 중앙종속주의에 매몰돼 살아온 게 주지의 사실이다.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이 최근 입법화된 지방분권법에 큰 기대를 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놓고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위치논의 또한 우리 사회의 오랜 구태의 다름이 아니다.
중앙에서 지방으로, 남성주의문화에서 양성주의문화로, 권위주의에서 탈권위주의로의 전환과 이행은 이제 시대적 추세이자 사회문화 재분배의 첫걸음이다.
특히 중앙 중심의 갖은 문화적 요소와 향연에서 평생을 소외당한 지역민의 입장에서, 이번 문화예술회관의 위치 논쟁은 또 다른 모습의 문화적 권위주의에 우리 스스로가 여전히 매몰되어 있음을 드러낸 것에 다름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설왕설래하는 논의의 옳고 그름을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논의를 통해 진정으로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울진군 전체의 사회구조가 여전히 중앙과 지역의 관계처럼 소재지 중심의 권위주의에 함몰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를 되짚어 보는 점일 것이다.
지금 우리 지역에서도 시급한 것은 편중된 문화구조의 재분배이다.
남효선기자 webmaster@uljin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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