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그리려다 고양이 그렸네\"
  
덕구계곡 유명교량 특색 못 살려....계단 보폭도 인체구조에 안맞아
군, 송수관로의 이전 및 채색 등 재 설치 방안 마련

\"범 그리려다 고양이 그렸네\"

군이 수해복구사업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추진한 북면 매봉산 덕구계곡에 세워진 \"세계 유명 다리\"를 보고 주민들 사이에 터져 나온 소리이다.

당초 군은 지난 태풍 매미 피해로 군립계곡인 덕구계곡 일원의 소규모 교량과 온천수 송수관등이 크게 훼손되자 국비11억5천만원, 도비7천9백만원 등 총 사업비 13억1천만원을 들여 긴급복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군은 김경술 부군수의 발안에 따라 덕구계곡일원을 테마공원으로조성키로 하고 이의 주제로 \"세계 유명 교량의 특징을 살린 다리 설치\"를 설정했다.

이에따라 군은 교량 11개소, 계단 3개소, 편의시설설치 등 등산로 3.7㎞ 정비계획을 세우고 지난 5월에 복구에 들어갔다.

특히 덕구계곡의 자연자원과 연계한 덕구온천단지의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새로 신설될 교량은 미국의 금문교, 호주의 하버교, 프랑스의 노르망디교를 비롯 중국의 장개석교, 경복궁의 취향교 등 세계의 이름난 교량의 특징을 살린 이미지형 교량을 설치, 자연친화형으로 덕구계곡의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마련했다.

또 3개소의 계단은 불국사의 청운교와 백운교를 본 뜬 계단으로 설치, 덕구온천관광단지의 이미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1월 말 현재 95%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덕구계곡 세계유명교량 설치공사는 사업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세계 유명 다리의 특색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비난과 함께 \"당초의 야심찬 계획과는 거리가 먼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게 주민들의 지적이다.

평소 덕구계곡을 자주 오른다는 주민 전모(56, 북면 부구리)씨는 \"덕구계곡의 구간이 협소해 당초부터 세계의 유명다리의 특색을 살리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는가 생각된다\"면서 \"철저한 현장조사를 통해 차라리 계곡의 특성에 맞춘 친화적 교량을 설치한 것이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고 말했다.

실제 설치된 교량은 대부분 현수교 양식을 띠고 있으며 취향교를 제외하고는 모두 갈색으로 도색되어 있어 얼핏보면 획일적이라는 시각적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장덕중 군의원은 \" 유명 교량의 특징을 살리지 못한 것도 문제이지만 새로 설치한 계단의 보폭이 어른이나 아이 양쪽 모두에게 전혀 맞지 않는 폭으로 설치돼, 등산객에게 상당한 무리를 주고 있다\" 지적했다.

서울서 왔다는 등산객은 \" 과거에 몇 번 덕구계곡을 찾은 경험이 있다. 이번에 오니 교량이 많이 달라져 매우 색다른 느낌을 준다. 그러나 교량에 인접해 있는 송수관로는 외곽으로 돌려 설치하고 채색을 하면 그 자체가 볼거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군 관계자는 \" 협소한 교량의 특징과 현장여건 등으로 당초 계획만큼 충족되지 못한게 사실이다. 또 이 사업자체가 견고성도 최대한 살려야 하는 이중적 부담을 포함하고 있다. 교량 도색문제는 계곡과 수목을 조화시키기 위해 당초부터 갈색을 선택했다\"고 말하고 \"특히 온천수 송수관로는 관로 자체를 환경친화적으로 재 설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송수관로의 채색문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효선기자  webmaster@uljin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