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앞바다 리허터5.2규모 강진

 국내 지진 관측 이후 최대 규모
원전 안전성문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 제기

29일 오후 7시14분께 울진 동방 80km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5.2의 강한 지진이 발생해 한반도가 지진에 대한 안전지대가 아님을 확인함과 동시에 원전시설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위 36.8도, 동경 130.2도 해역에서 발생한 이 지진은 남한에서 계기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속리산지진(78년)과 동일한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지금까지 한반도 최고 강도를 기록한 80년 평북 의주의 5.3과 별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가장 강력한 지진을 느낀 울진지역에는 가옥과 차량이 강렬하게 흔들리는 것을 대다수 주민들이 느꼈으며, 상인 김 모씨(33세, 울진읍)는 “지진 순간 전봇대와 연결된 전선들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특히 고층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느낀 지진강도는 훨씬 강력한 것이어서 일부 주민들은 아파트 붕괴를 우려해 긴급히 창 밖을 내다보거나 대피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리히터 규모 5~6 사이의 지진은 통상 약한지진, 보통지진, 강한지진, 매우강한지진 등 4단계 지진분류에서 “강한지진”에 분류되는 수준이다.

이 지진의 여파는 서울과 경기 일대에서도 감지됐으며, 울릉도를 포함한 동해 연안은 지진에 의한 해일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기도 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7시14분 본 지진 이후인 30일 새벽 4시45분과 저녁 9시45분에도 일부 주민들이 지진을 감지할 수 있는 2.0과 2.2수준의 여진이 추가로 발생했다.

한편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문제와 함께 핵폐기장 유치와 관련한 찬반논쟁이 뜨거운 시점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은 새로운 각도에서 이 문제를 재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울진원전민간환경감시위원회(위원장 김용수군수)는 30일 오후 긴급회의를 가지고 지진 발생과 관련한 원전의 건전성에 대한 조사와 점검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위원회는 이르면 31일 전체회의를 속개해 비상사태에 신속히 대비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점검하고, 향후 지진과 관련한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울진지진과 관련한 성명을 통해 “울진 인근에서는 이미 1982년과 2001년에 각각 4.7과 4.1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바 있어 핵발전의 안전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재까지의 내진설계로는 지진 발생시 원전내 각종 배관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단체는 “정부가 핵산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대책 없는 낙관으로 방심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해 핵발전소의 내진설계와 지진에 대한 안전성점검을 총체적으로 실시함은 물론 신규건설을 유보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원전은 이번 지진과 관련해 발생한 피해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대형 기자;webmaster@uljin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