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JC(회장 노광욱)는 10일 오후 울진청소년수련관에서 제17대 국회의원선거 영양·영덕·봉화·울진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자 5명을 초청해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단상 왼쪽으로부터 김중권, 김광원, 조영환, 박영무, 김원욱 후보 순으로 자리가 배치된 가운데 서울신문사 정치부차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정광삼기자(울진읍 출신)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시종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토론회에 앞서 열린 정견발표에서 김중권후보는 “4년전 16표 차로 낙선한 이후 충격과 아픔에 휩싸였었다”고 회고하면서 “이번 선거는 정당 보다는 큰 인물을 뽑는 선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광원후보는 “도둑질 말라, 싸움질 하지 말라는 유권자들의 말씀을 아로새겨 나라의 경제를 일으키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고, 조영환후보는 “법과 정당을 파괴하는 노무현대통령을 정신차리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박영무후보는 “방탄국회, 차떼기국회, 탄핵국회, 싸움박질국회라는 오명을 씻고, 지역구를 지금까지 오지로 남겨놓은 기성정치인을 심판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데 이어 김원욱후보는 “핵폐기장 유치를 통해 지역발전의 획기적인 변혁을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공약 이행 가능성을 묻는 공통질문과 네티즌과 각 기관단체들로부터 수집한 개별질문, 상호토론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엄격한 시간제한 속에서도 후보자들은 대부분의 답변에서 시간을 준수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매너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상호토론에 들어가자 서로 다른 주장에 대립각을 세우는가 하면, 특정사안에 대한 진실공방을 벌리는 등 접전을 벌리는 모습을 연출해 TV토론보다 훨씬 흥미진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질문의 수준도 TV토론보다 훨씬 매서웠다는 평가다. “탄핵 후폭풍 이후 민주당 내에서 발생한 지도부 흔들기에 대해 질타하며 작렬하게 전사하자고 말해놓고 불과 3일 후 울진으로 돌아온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김중권후보는 “세 번 낙선한 이후 지역이 무섭고 두려웠던 차에 당이 제시한 수도권 중진배치 논리에 의해 지역구를 옮기게 됐다”고 설명한 후 “당을 위해 봉사하고자 했으나 경고를 무시하고 끝까지 싸움질하는 모습에 실망, 수구초심의 마음으로 귀향을 결심했다”고 해명했다. 김광원후보에게는 “2선 의원에도 불구하고 당내 영향력, 지역개발 미미 등으로 무능한 정치인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이 돌아갔다. 이에 대해 김후보는 “재선 이후 건교위에 소속될 수 있었고 이후 수해복구의 원만한 해결, 교부세 가져오기, 해양연구원 설립, 바다목장 유치 등 많은 일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3선이 되면 반드시 건교위원장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탄핵을 주도했으나 국민들은 이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조영환후보는 “공영방송의 선동으로 인해 한때 국민의 70%가 탄핵을 반대했으나 지금은 도리어 70%가 찬성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당선 이후에도 탄핵을 주장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후보자가 수차례 당적을 바꾼데다 최근 우리당 내부에서도 잡탕정당이라는 지적이 있었다”는 지적을 받은 박영무후보는 “새로운 정당, 깨끗한 정당을 추진하기 위한 정치신인의 몸부림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하면서 “국가의 개혁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원욱후보에게는 “핵폐기장 유치에 찬성하는 공약이 친환경농업엑스포나 바다목장사업 등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돌아갔고, 이에 대해 김후보는 “울진, 영덕의 반대운동이나 부안사태 등은 정부의 거짓말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투명한 정책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중권후보는 토론회 곳곳에서 “검증된 정치력” “수많은 국정경험” 등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홍보하며 “큰인물론”을 펼쳤으며, 김광원의원은 “음주운전 중인 현정부의 실정을 막고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우리당을 견재해야 한다”면서 “거여견제론”을 외쳤다. 이에 대해 박영무후보는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인을 척결하고, 희망을 여는 정치를 펼치자”며 “새정치, 새인물”론으로 맞섰다. 조영환후보는 토론회 곳곳에서 “주한미군의 궁극적 철수” “핵폐기장 반대” “FTA 반대” “탄핵 찬성” 등 거침없는 자기 소신을 쏟아내는 용기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반해 김원욱후보는 대다수 질문에 대해 “핵폐기장 유치를 통한 지역개발론”을 내세우는 모습이었다. 토론회를 지켜본 40대 유권자(울진읍)는 “수준 높은 토론회로 선택에 큰 보탬이 됐다”고 설명하면서 “돈선거가 없어지고, 토론회가 활성화되는 것을 볼 때 정치가 한 단계 성숙됐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민간단체로서는 드물게 2002년 울진군수 후보자 공개토론회를 유치한바 있는 울진JC는 이 날 국회의원 후보자 토론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민간단체에 의한 공개토론회의 새 틀을 유지해갈 전망이다. 이대형 기자 webmaster@uljin21.com